home
UX 리소스
home
🍍

대학원생이 당장 버려야 할 몹쓸 마인드 TOP3

대학원을 갈까 말까 고민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대학원에 이제 갓 입학해 우왕좌왕하고 계시나요?
대학원은 인생의 큰 결정 중 하나죠. 이왕 하기로 결정했으면, 인생의 낭비가 되지 않게 잘 꾸려나가는 것도 각자의 몫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대학원에서 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성과를 내기 위한 마인드셋에 대한 글입니다. 대학원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글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 소개할 3가지 마인드셋을 버리지 않으면, 대학원 적응은 고사하고 연구 생활이 지옥이 될 수 있어요.
빠르게 버릴수록 좋은 몹쓸 생각 TOP 3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 오해. 학위증만 따면 다야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이 마인드가 있으신 분은 그냥 대학원을 오지 마세요. 나에게도 남에게도 민폐입니다.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1’에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졸업장을 받는 순간으로 바로 skip하고 싶으면 대학원을 오면 안 된다.
입학해서 대학원 생활은 다 건너뛰고 바로 학위증만 손에 들어왔으면 좋겠다~ 하는 마인드면 안 되고, 대학원 생활의 시행착오와 고통스러운 연구 과정을 배우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금 이런 생각이 드실 수도 있어요. “그런 사람이 있다고?” 놀랍게도 있답니다…
파트타임 연구생보다 풀타임 연구생들이 훨씬 배우는 게 많은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석사 학위는 자격증, 시험 점수 같은 숫자가 아니라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구 수행 능력을 길렀다는 것에 대한 증명입니다. 중요한 것은 학위증이 아니라 그 시간 동안 공부하고, 고민하고, 동료 연구원과 교수님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입니다.
파트타임 대학원생은 대학원 지원 동기가 더 복잡한 맥락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을 아끼겠지만, 파트타임이라면 모를까 풀타임인데 이런 마인드? 배우는 게 아예 없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이거 안 해도 시간만 채우면 어차피 학위증 딸 수 있는데. 대충 최소한만 해야지.’
하는 그 얄팍한 생각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 남들에게도 민폐에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면 마인드를 버리지 말고 그냥 대학원에 오지 마세요.
혹시라도 이미 오셨으면 다시 나가는 길은 저쪽이랍니다!

두 번째 오해. 수업은 지식을 가르쳐줘야 수업인 거 아니야?

우리의 수업에 관한 의식은 크게 두 번에 걸쳐 해체와 재구성을 거칩니다.
첫 번째는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진학할 때입니다. 많은 새내기들이 이런 충격을 받죠.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정말 수업을 잘 하시는 거였구나!’
물론 양질의 강의를 열정적으로 준비해주시는 교수님들도 있으시지만, 교수님들의 본분은 사실 강의가 아닌 연구이기 때문이죠. 미리 정해진 내용을 정해진 대로 소화하기만 하면 됐던, 다 떠먹여주던 고등학교와 달리 대학에서는 본격적으로 자신이 공부하고자 하는 것을 스스로 고르고, 그에 대한 공부도 스스로 해나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교수님 수업에서는 이런 말씀 없으셨잖아요
대학원에서도 이러한 강의라는 개념의 패러다임 전환을 한 번 더 맞게 됩니다.
전공별로 차이는 있지만(공대, CS 대학원은 예외), 대부분의 대학원 수업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몇 년 후면 구닥다리가 될 지식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나의 연구를 진행해나가는 방법입니다. 학부생 때도 알았겠지만, 사설 강의처럼 체계적인 고퀄리티 지식을 떠먹여주기를 바라고 대학원에 오면 절대 안 됩니다.
학부생 때는 교수님의 본분은 연구었을지언정 나의 본분은 공부였지만, 대학원생 때는 나의 본분도 연구입니다!
물론 당연히 체계적으로 지식을 가르쳐주면 좋기는 하지만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좋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공부는 본인이 알아서 논문 보면서 하는 거고, 대학원 강의는 징검다리나 이정표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석사 수업은 논문 발표, 논문 크리틱 및 디스커션, 약간의 이론수업 더하기 개인 연구 프로젝트 진행으로 이루어집니다. 중간고사가 연구 제안서, 기말고사가 연구 진행상황 발표인 경우도 많구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공대, CS 대학원처럼 기술적 내용이 주인 분야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석사 과정에서 배워야 할 능력은 내가 잘 모르는 영역에서 나만의 논리적인 의견과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근거를 만들어나가는 능력입니다. 여기에 더해 박사 과정에서는 하나의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부터 끝까지 온전히 리딩할 수 있는 독립연구자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이구요.
단순히 내가 이 지식을 수강했다는 인증을 원한다면 양질의 유튜브 강의나, 해외 유수의 MOOC 강의를 찾아보면서 Certificate을 받는 쪽으로 알아보시는 것을 더 추천합니다.

세 번째 오해. 내까짓 게 뭘 안다고…

마지막은 몹쓸 마인드라기보다는, 안타까운 경우라서 자신감을 심어 주고 싶은 경우입니다.
ㅇㄱㄹㅇ이라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습니다
위 짤은 정말 진실 그 자체입니다.
내가 과연 대학원에 가서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석사 과정 주제에 이런 의견을 내도 될까? 하는 불안이 든다면, 위 짤을 두 번 세 번 되새기면서 ‘아이, 어차피 나만 모르는 거 아니고 다들 잘 모르는데’라고 생각하도록 합시다.
개인적으로 학계의 ‘합의된’ 의견이라는 표현을 즐겨 씁니다. 우리가 순수수학을 하는 하는 게 아닌 이상, 절대적인 정의나 진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것이 더 논리적인가? 에 관한 점진적인 공통의견을 만들어나가고 그 진영에 있는 사람들끼리 하나의 공유지식(common knowledge)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학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매한 학자들이 낸 의견도 후세에 반대로 뒤집히기도 하고, 원래 학계에서 하는 일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여러 가지 관점으로 접근해가는 겁니다. 소수의견도 언제나 존재하죠.
그러니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그게 적절한 근거만 있다면, 다들 비웃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연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맞는 게 아니며 모든 연구에는 언제나 한계점과 비판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논문의 마지막이 항상 Discussion으로 끝나는 것이죠.
석사과정생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교수님들이 좋아하실 때도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탐색하고 자신의 관심사와 접목시켜 흥미로운 Discussion 질문과 연구 주제를 만들어보세요.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석사수업은 발표 + 크리틱 디스커션의 조합이나, 이론 수업 + 개인 연구 프로젝트 진행으로 이루어집니다. 첫 학기에는 논문을 읽고 Critic을 해 오라는 소리에 "헐 퍼블리시된 논문이면 이미 흠잡을 데가 없는 거 아닌가? 나까짓 게?ㅠㅠ"하는 생각이 들거나, “이 연구주제 괜찮나? 이미 다 연구된 식상한 그런 거 아닐까?ㅠㅠ” 하는 생각이 들어 위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집니다. 그리고 내가 이상한 말을 해도 어차피 다들 몰라요. 교수님도 잘 몰라요. 열심히 했다면, 양심 앞에 당당하다면 그냥 표현하세요!
“네 말도 맞을 수 있어. 근데 들어봐? 이것도 논리적이지? 설득력 있지?”
그냥 당신의 논리를 보여주세요. 어떤 말을 하고 싶으시든, 늘 존중받으실 것입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의견을 나눠 주세요.
쫄지 마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