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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처리하느라 바쁜데 논문은 대체 언제 쓰나요?

이 아티클은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졸리 젠슨)’ 7장을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우리 다들, 정말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매일 물밀듯이 밀려오는 업무들을 하나나 쳐내면서, 하루종일 끊임없이 일하면서, 치열하게 살고 있죠.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바쁘게 살고 있는데도, 왜 이렇게 발전이 없는 기분이 들까?”
“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놓치고, 사소한 일들만 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느낌일까?”
우리는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처리하느라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들’을 계속해서 미루면서 살아갑니다. 급한 일들을 처리하는 데 집중하면 마치 책상을 깨끗이 정리하는 것처럼 손쉽게 자기효능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업무 이메일에 답장해주기, 행정 서류 처리하기 같은 일들이죠. 하지만 중요하지만 급한 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테크 지식 쌓기, 커리어를 위한 전문 지식/자격증 공부하기, 영어 능력 기르기, 그리고 저 같은 대학원생에게는 논문 쓰기 같은 일이죠. 늘 ‘아, 정말 중요한데… 언젠간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차일피일 미루게 됩니다.
생산성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에너지 패턴을 잘 파악해서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일에 가장 양질의 에너지를 활용하도록 조절해야 합니다.
졸리 젠슨은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에서 우리는 업무의 노예가 아니라 업무를 끌고 가는 관리자이며, 내가 보유한 에너지를 우선순위에 따라 할당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제루바벨의 ‘시계태엽의 뮤즈(1999)’를 인용하며 구체적으로 나의 에너지를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한 실천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아티클에서는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실천 방법을 정리해서, 저의 예시와 함께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나의 에너지 사이클 파악하기

에너지 레벨은 크게 다음과 같은 2가지의 기준으로 변화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1) 시간대에 따른 변화
당신은 아침, 점심, 저녁, 새벽 중 어느 시간대에 가장 양질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인가요? 기상 직후, 출근 직후, 점심을 먹고 난 후, 퇴근 직후, 잠들기 직전 등등, 나는 어떤 때 가장 예리하고 창의적인가요?
저는 기상 직후 집중력이 좋지 않습니다.
저는 잠들기 직전 가장 창의력이 폭발합니다.
저는 잠들기 직전 가장 독서에 대한 집중력이 좋습니다.
2) 활동 후의 에너지 변화
다른 사람들과 회의를 하고 난 후 내 에너지는 어떤가요? 낮잠을 잔 후에는? 15분간 집중 글쓰기를 한 이후에는? 수영이나 헬스 등 운동을 하고 난 이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난 후 내 에너지가 충전되나요, 소진되나요? 내가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려면 어떤 활동의 전후를 노리거나, 아니면 오히려 피해야 하나요?
저는 낮잠을 자고 난 후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저는 긴 회의를 하고 난 후 급격하게 피곤해합니다.
저는 영감을 받는 활동(아티클 읽기, 책 읽기 등)을 한 이후 창의력이 높아집니다.
1)과 2)는 ‘일일 계획표 거꾸로 쓰기(내가 ‘할’ 일이 아닌 ‘한’ 일을 기록)’를 통해 패턴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내가 해야 하는 활동들을 집중 필요도에 따라 분류하기

여기서 중요한 점은, 분류의 기준이 ‘집중 필요도’라는 점입니다.
나에게 중요한 일일지라도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 경우, 낮게 분류됩니다.
가족, 친구, 취미를 위한 활동들도 집중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낮게 분류됩니다.
1) A 활동
A 활동은 고도의 집중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활동입니다. 가장 양질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일주일 중, 하루 중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시간대에 A 활동을 수행합니다. 가장 에너지가 왕성할 때에 B 활동, C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졸리 젠슨(교수)의 경우에는 학문 연구, 새로운 연구 과제 설계, 연구비 지원 제안서 계획, 연구실 우선순위 정리, 새로운 수업 설계 등이 해당합니다.
저에게는 논문 집필을 위한 연구 활동이 해당됩니다.
저에게는 새롭고 생소한 학습(머신러닝, 재테크)이 해당됩니다.
저에게는 사이드 프로젝트 계획 및 작업, 학교 과제가 해당됩니다.
2) B 활동
B 활동은 주의 집중이 필요한 일이지만, 최고의 창의력까지 필요하지는 않은 일입니다. 졸리 젠슨(교수)의 경우에는 이미 기존 강의 경험이 있는 수업을 준비하는 일 등이 해당합니다.
저에게는 새롭지만 익숙한 학습(디자인 툴)이 해당됩니다.
저에게는 연구실 보고서 및 제안서 작성이 해당됩니다.
3) C 활동
C 활동은 기계적인 반복 작업이기 때문에 A 활동처럼 영감이나 창의력 등이 요구되지 않는 활동입니다. 졸리 젠슨(교수)의 경우에는 이메일 확인 및 답장, 채점, 면담, 보고서, 교수 회의 등이 해당합니다.
저에게는 실험 진행, 이메일 확인 및 답장, 행정 처리, 집안일 등이 해당됩니다.
1번에서 파악한 내 에너지 흐름에 따라 내 에너지가 가장 왕성할 때 A, 보통 수준은 B, 에너지가 떨어졌을 때 C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하루를 운용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Q. 급한 일부터 먼저 처리해야 하지 않나요?
아니요. 사실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이메일 답장에 곧바로 답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일이 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가장 양질의 에너지 시간에 B, C 업무를 하느라 A 업무를 하지 못한다면 마음속에 좌절, 불안, 죄책감이 쌓여 가장 중요한 업무를 잘 해낼 기회를 놓치고 ‘헛되이 보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피어오르게 됩니다.

3. 에너지는 ‘충전해서’ 쓰는 것임을 기억하기

2번에서 가족, 친구, 취미를 위한 활동들도 집중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낮게 분류된다고 말씀드렸었죠.
그러나 ‘가족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씀이세요?’라고 불편함을 느끼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분류 기준은 ‘가치 판단에 의한 중요도’가 아니라 ‘집중력의 우선순위’이기 때문입니다. 집중력이 필요한 활동은 더 좋은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합니다. 가족, 친구, 취미를 위한 활동은 “집중력을 소진”시키는 활동이라기보다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활동이므로, 전략적으로 어디에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어디서 에너지를 충전받을지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하루치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고 밀려오는 업무들을 그때그때 쳐내느라 고갈시키는 게 아니라,
에너지는 충전하고 재생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졸리 젠슨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저는 이러한 ‘에너지 충전’ 활동을 D 활동으로 분류하고자 합니다. D 활동은 하루에 의무적으로 넣을 필요는 없지만, 에너지가 전부 소진되려고 할 때 응급 처방으로 넣으면 좋습니다.
4) D 활동
활동을 마친 후에 에너지가 소진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충전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저에게는 가족과의 통화, 짧은 스트레칭, 취미 어학 공부가 해당됩니다.

4. 장기적으로는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에 집중하기

여기까지 졸리 젠슨의 실천방법론을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하루의 에너지 분배’를 중점으로 이야기했다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내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써야 현명한 걸까요? 저는 그 대답을 ‘웰씽킹’의 저자 ‘켈리 최(KELLY CHOI)’님이 설명한 유튜브 영상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켈리 최는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에 집중해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1) C, D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특징
C(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는 데 집중하는 사람은 직장 동료가 요청한 미팅에 열심히 응답해주고, 좋은 미팅을 진행했으니 내 할 일을 다 했다고 만족합니다. 자기효능감이라는 달콤한 착각에 빠지는 것이죠. D는 뭐… 말할 것도 없습니다. C, D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남들에 의해 내 시간을 끌려다니게’ 됩니다.
2) A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특징
A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바쁘다 바빠’를 달고 살고, 실제로도 바쁘게 사는데, 막상 성과나 성장이 없다고 합니다. B에 집중하면 이 급한 일들이 애초에 덜 생깁니다. 급한 일들이 계속해서 터진다는 건 내가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만의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갑자기 아프지 않도록 미리 나와 가족의 건강관리를 하고, 회사에 일이 터져도 나 없이 대처가 가능하게 미리 직원들에게 대비 시스템을 만들고 알려놨었어야 한다고 켈리 최는 예시를 들고 있습니다.
3) B에는 이런 일들이 포함됩니다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일
중요한 업무
자기계발, 자기성장
중요도는 B>A>C>D입니다.
B로 내 일정을 채우고, A는 (쉽지 않겠지만) 위임하려고 노력하고, C는 가급적이면 꼭 위임하고, D는 무시합니다.
이런 방법을 통해서 장기적으로도, 단기적으로도 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마지막으로 졸리 젠슨의 책 한 구절을 인용하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에너지를 쓰면 받을 수도 있게 하여 자신에게 예의를 갖추자. 그리고 가장 좋은 에너지를 가장 중요한 일에 소중하게 쓰자.